백년전쟁 참전기사가 말하는 전쟁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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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쟁 참전기사가 말하는 전쟁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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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뭘 하게 되냐고? 명예라는 얻기 힘든 것에 열중하지. 이 직업에서는 온갖 종류의 수난을 겪어야 해. 더위와 굶주림과 끝없는 고역을 견뎌야 하지, 잠은 조금밖에 못자는데 피곤하게 오랫동안 깨어있어야 하지. 불편한 바닥에 발뻗고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게 될걸. 그래도 큰 보상을 바라면 안돼. 아니 그 반대로 견뎌야 할것이 아직 많다고. 이를테면 공포 말이야. 적들은 창을 내리며 돌진할 준비를 하고 검으로 반격해야 되는데 화살은 비처럼 쏟아지면 뭐부터 막아야 될지 모를거야! 사람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것이 보이는데, 일부는 도망가고 나머지는 남아서 죽어. 친구들은 죽어서 바닥에 널부러져 있어. 하지만 말은 아직 멀쩡히 살아있고 이걸 타면 고맙게도 목숨만은 건질 수 있겠지. 불명예가 기다리겠지만 말이야. 대신 싸우면 영원한 명예가 기다린다고.


이런 일을 겪는 자가 바로 순교자가 아닐까? 이것이말로 가장 고귀하고 위험한 사명임을 부정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바로 그래. 명예를 갖기 위한 이만큼 위험한 일은 없어. 하느님만 아니었다면 이런 위험을 마주할 사람은 없을걸. 아니, 도망가겠지. 옳은 일을 하려면 하느님을 불러. 엇나가지 않게 해 주실테니까. 어쨌든 그래서 뭘 할테지? 도망갈래, 남을래? 죽지 않으면 사로잡힐거야. 사로잡히면 또 가둬질텐데, 몸값은 또 터무니 없이 높다고! 그동안 발라드라던가 롱도(시의 일종)라던가 노래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귀한 시간에 그것 밖에 할것도 없고, 기쁨도 오락도 없이 막막하게 상실감만 남겠지. 그런식으로 오래 처박히게 될걸. 이런 말을 듣고 성가신다고 생각하나? 대신해서 답을 해주지. 당연하지!


그래서 마침내 석방되면 어디로 가냐고? 돌아가서 쉴까? 절대 아니야. 또 제일 가까운 전장으로 가야 한다고! 힘을 쌓기 위해 최대한 빨리 준비해야 하지. 이런 일을 반복하는건 시작하는것보다 어려운데 왜냐하면 경험을 쌓을수록 위험을 실감하기 되기 때문이거든. 거기다가 또 분명한 것은 공을 쌓기 위해 나서는걸 두려워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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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쟁에 참전한 유명 프랑스 기사 조프루아 드 샤르니 (Geoffroi de Charny)가 쓴 '샤르니의 서(Livre de Charny)'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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