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 상대 선발 프랭키 몬타스의 호투에 눌려있던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불씨를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이정후였다. 3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몬타스의 한가운데 패스트볼(시속 95.3마일)을 놓치지 않고 깨끗한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과감한 2루 도루 시도 후, 상대 유격수의 송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리는 '버저비터 주루'를 선보였다. 이어진 패트릭 베일리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팀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4회 1사 1루에서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몬타스의 높은 커터를 공략해 다시 한번 중전 안타를 추가했고, 엘리엇 라모스의 적시타에 홈 플레이트를 밟으며 득점을 올렸다. 6회에는 바뀐 투수 오스틴 워렌의 스위퍼를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영리한 안타로 연결하며 멀티 히트를 넘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8회에는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낸 그는 마지막 9회 타석에서 야수 루이스 토렌스를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뒤 빠른 발로 2루까지 안착하는 집념을 보여줬다.

이정후의 완벽한 활약에 현지 중계진은 물론, 팬들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해설진은 이정후의 타격에 대해 "모든 공에 타이밍이 완벽하게 맞았다. 타격 리듬과 궤도 모두 완벽했다"고 평가하며 그의 부활을 알렸다. 또한, 과감한 주루 플레이에 대해서는 "수비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상황을 정확히 보고 출발했다. 1초라도 망설였다면 3루까지 가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회를 놓치지 않는 송곳 같은 판단력을 칭찬했다.

현지 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5할 타율이 이정후에겐 낮은 숫자다. 그는 메츠를 상대로 무려 0.524의 타율을 기록했다"며 그의 놀라운 기록을 조명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댓글에는 "이정후는 완벽한 타자"라는 찬사가 쏟아지며 그야말로 '이정후데이'가 펼쳐졌다.

이날 맹활약으로 이정후는 시즌 타율을 0.258, OPS(출루율+장타율)를 0.733까지 끌어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 만에 100안타 고지(현재 103안타)를 넘어섰다는 점은 그의 잠재력과 적응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활약에 힘입어 메츠를 12-4로 대파하고 56승 56패를 기록, 승률 5할을 지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폭발적인 타격 감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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