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챔피언이자 이강인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이 사상 첫 유럽 챔피언을 향한 여정에서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소속 다크호스 애스턴 빌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1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한국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은 이번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큰 아쉬움을 남겼다.

스페인 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왕자공원 구장)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1 역전승을 챙겼다.

PSG는 전반 35분 모건 로저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데지레 두에의 동점골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환상적인 역전골, 그리고 누누 멘데스의 추가시간 쐐기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홈팀 PSG는 4-3-3 전형으로 나섰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키퍼 장갑을 낀 채, 아슈라프 하키미, 루카스 베랄두, 윌리안 파쵸, 멘데스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주앙 네베스, 비티냐, 파비안 루이스가 포진됐다. 측면 윙어로는 두에와 크바라츠헬리아가 선발 출전했고, 최전방에 우스망 뎀벨레가 나서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이강인은 벤치를 지켰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빌라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골문을 지켰고, 뤼카 디뉴, 파우 토레스, 에즈리 콘사, 매튜 캐시가 백4를 구축했다. 3선 미드필더로는 부바카르 카마라, 유리 틸레망스가 나와 호흡을 맞췄다. 2선은 제이콥 램지, 존 맥긴, 로저스가 자리잡아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한 마커스 래시퍼드를 지원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홈팀 PSG의 주도로 진행됐다.

전반 7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린 크바라츠헬리아의 강력한 슈팅을 빌라 수비진이 몸으로 막아냈지만 이 공이 다시 PSG의 뎀벨레 앞에 떨어졌다. 뎀벨레는 왼발로 강력한 논스톱 발리슛을 시도해봤지만 이 역시 마르티네스가 막아냈다.

PSG의 공세는 계속됐다. 전반 23분 중원에서 비티냐가 공을 뺏으면서 PSG의 역습이 진행됐다. 패스를 받은 뎀벨레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화려한 드리블로 빌라 수비진들에게 혼란을 야기했고, 뒤쪽에서 달려오던 비티냐에게 전달했다. 비티냐는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봤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에도 PSG의 공격이 계속됐지만 선제골은 빌라의 몫이었다. 누누 멘데스가 자신의 진영에서 무리한 드리블로 빌라의 맥긴에게 공을 뺏긴 것이 화근이 됐다. 맥긴은 곧바로 왼쪽 측면으로 공을 전달했고, 이를 받은 래시퍼드가 돌아뛰는 틸레만스에게 깔끔한 침투패스를 넣어줬다.

틸레만스가 반대편 로저스에게 낮은 크로스를 날렸고, 로저스가 이 공을 오른발로 깔끔하게 밀어넣으며 빌라의 1-0 리드를 가져왔다. 내내 밀리던 빌라가 역습 한 방으로 홈팀에게 비수를 꽂았다.

선제골을 내준 PSG는 전반전 동점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전반 39분 뎀벨레의 화려한 드리블에 이어 패스를 받은 두에가 오른발 슈팅을 때려봤지만 골대에 맞으며 마르티네스가 집중력을 갖고 잡아내며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자신감을 찾은 두에는 곧바로 동점골에 성공했다. 전반 39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두에가 중앙으로 치다가 곧바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이 공은 위로 뜨는 듯 하더니 뚝 떨어지면서 빌라의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가르며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후반전에도 PSG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다.

후반 5분에는 크바라츠헬리아의 원더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그가 박스 안에서 특유의 접는 동작으로 수비를 벗겨내고 사각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리면서 역전골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후반 13분 역습에 이은 하키미의 왼발 슈팅을 마르티네스가 겨우 막아냈고, 후반 25분에는 하키미의 골이 들어갔지만 오프사이드로 골이 겨우 취소되는 등 빌라는 PSG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계속해서 어려움을 보였다.

결국 PSG는 쐐기골까지 집어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뎀벨레의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받은 멘데스가 침착한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어낸 뒤 오른발 슈팅으로 3-1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PSG는 홈에서 이 스코어를 그대로 유지하며 2차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크바라츠헬리아였다. 경기 내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결승골 득점에도 성공한 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2차전도 어렵겠지만 우리 방식대로 경기하겠다"고 'BBC 라디오'를 통해 밝혔다.

엔리케 감독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 번째 골은 우리에게 큰 자신감을 줬다. 비록 빌라가 한 골을 넣었지만 우리는 승리를 원했고, 경기 막판 골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원정에서 패배한 빌라는 이제 다음 주 홈구장인 빌라 파크에서 두 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경기였다. 마지막 실점이 아쉽지만, 홈에서는 우리가 강하다.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반전에 로저스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던 빌라는 후반 들어 수세에 몰렸고, 수차례 교체에도 불구하고 역습의 날카로움을 살리지 못했다. 후반 막판에는 마커스 래시포드, 존 맥긴, 유리 틸레망스 등 주축을 교체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도 이강인은 벤치를 지켰다. 시즌 중반까지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되던 그는 최근 경기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A매치 부상 뒤 돌아와 출전 명단에 속했던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를 뛰쳐나오지 않았다. PSG는 중원을 비티냐,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로 구성하며 이강인 없이도 안정적인 운영을 보였다.

PSG는 오는 16일 오전 4시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짓기 위한 최종 승부에 나선다. 빌라는 홈에서 반격을 노리고 있으며, PSG는 원정에서도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이번 경기로 PSG는 유럽 무대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흐름만 유지된다면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꿈이 아니다. 반면 빌라에게는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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